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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기계

체재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 (원숭이 다섯마리 우화를 통한... )


울타리 속에 원숭이 다섯 마리가 있습니다.
바나나 바구니도 있죠.
한 마리가 바나나를 집으러 가면,

사육사는 나머지 네 마리 원숭이들에게 물호스(물대포)를 쏘아 댑니다.
어떤 한 마리라도 바나나를 집으려 시도하면..

나머지 네 마리에게 계속...
계속
또 계속

이제 물대포로 인해서 바나나를 집으려는 원숭이가 있으면
네 마리가 그 넘을 다구리를 놓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아무도 바나나를 집을 생각을 못합니다.

눈만 멀뚱 멀뚱...
침만 졸졸...

우리 속에서 원숭이 한 마리를 방출하고,
새로운 원숭이로 대체합니다.

이 신입은 당근 바나나를 집으려 하고, 역시 네 마리는 다구리를 놓습니다.
신입 입장에서야 이유는 모르지만 어찌됐던 집을 엄두를 못 내게 됩니다. 

또 한 마리를 새 원숭이로 교체합니다.
또 계속
또 ....

5마리를 모두 새로운 원숭이로 교체하였습니다.
사육사의 물호스도 사라졌습니다.

바나나를 집을 원숭이는?
없죠!

앞과 차이점은 어느 원숭이도 다구리의 이유를 모른다는 거죠. 

다만, 끊임없이 새로운 원숭이들이 들어오고, 있던 원숭이들이 나가며,
새로운 바나나 광주리로 교체될 뿐입니다.

새로운 원숭이가 바나나를 집을 때마다,
다구리가 이어질 따름입니다.

계속 쭈욱~~

*

체제란 건 이런 겁니다.

정부가 있고, 법원이 있고, 의회가 있고, 기업이 있습니다. 의사가 있고, 약사가 있으며, 의약 분업이 있고, 어음이 있으며, 은행도 있고, 주식도 있습니다. 

사람이 원숭이와 다른 점은?

체제를 구성하는 각 요소들의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왜 하필 꼭 그러한 특정의 형태여야 되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죠. 가르치고 배울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건 모두 알면서도, 왜 꼭 지금과 같은 학교 시스템, 즉, 건물이 있고, 교사가 있고, 배우는 학생이 있고, 책과 칠판이 있는 형태여야 하는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사람이 원숭이와 같은 점은?

체제를 벗어나려 하면 다구리가 발생하는 거죠. 그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어떤 체제에서든 특정한 체제 하에서는 반드시 그에 부합하는 이해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세대가 태어나고, 기존 세대가 소멸하며,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고, 기존 직원이 퇴사하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세대와 직원들의 혁신적인 시도는 항상 기존 시스템의 저항에 직면합니다. 

다시 원숭이 이야기로 돌아가서,

원숭이 다섯 마리 가운데, 바나나 광주리에 접근하는 넘을 차단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녀석이 있다면,  그 녀석은 분명 자신의 임무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됩니다. 높은 곳의 안락한 잠자리나 식사 시간에 숫가락을 먼저 잡는 등의 특권 형태겠죠. 원숭이는 사회적 동물이므로, 이 녀석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나 아이진 (혹은 아이런 혹은 여친) 동무도 그 특권을 나눠 갖습니다. 이들에게 물호스의 존재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른 원숭이들이 바나나 광주리에 접근하지 못하게 지키는 자신의 임무와 그로 인한 보상이 중요한 거죠. 

다시 사람 이야기로 돌아가서,

체제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한 멤버로 자리메김한 이들에게 있어서, 각각의 체제 요소들이 사회 전반에 어떠한 효용을 가져다 주는 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주어진 체제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그로 인한 보상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과감한 도전과 혁신은  원숭이 사회 전체에 바나나 광주리라는 보상을 제공하겠지만, 무리에게 있어서 바나나를 먹을 수 있는 가능성은 가능성일 따름이며, 자신의 직분을 잃는 개체에게 있어 실직은 현실입니다.

무리는 피동적이고, 개체는 능동적으로 반응합니다. 

이것이 혁신을 어렵게 하는 이유입니다. 사회 전체로서는 보다 높은 생산성을 실현할 수 있겠지만, 변화가 직접적인 피해로 다가오는 이들에게는 결코 반갑지 않은 "풍요"입니다. 더 이상 물을 뒤집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원숭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용히 살금살금 다가가 바나나 바구니를 들고 뛰는 겁니다. 요즘 저녁마다 지리산 언저리의 작은 시골 마을을 한 바퀴씩 뜁니다. 다리 힘을 길러 두려구요.

출처 : http://valuestar.co.kr/pages/board/plainBody.jsp?id=23878

* 후기 :

누구도 체재에 대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별로 없죠?
요고요고 .. 문제가 좀 있지 않을까요??? 최소한 사람인데.. 또 사람이라면?

짐승도 사람과 같이 꿈도 꾸고, 의사소통도 하며, 나름의 사회성도 가지고 있지요?
그러나, 의식 자체는 있어도 의식하고 있는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기에 사람과 다른 점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제대로 사람이려면 자신이 있는 체제와 사회를 의문을 가지고 의식할 수 있어야 할 것 입니다.
전혀 아무런 것도 없이 그냥 하라는 대로 한다면? 자의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는 왜 근본적인 자의식을 가지고 의문을 품고 질문하는 자들이 도리어 비난을 받아야 할까요?
즉, 권위와 신화 그리고 조작으로 묻어버리고 권력과 기득권을 강화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물론 옳을 수도 있지요! 다만 ...

*